아침에 생각해보는 욕의 유래
아침잠에서 깨자마자 욕부터 시작하는 날이 있다. 악몽을 꿀 때다. 욕이라도 해야 안 좋은 기운이 빠져나갈 것 같은 일종의 액땜이다. 그렇다고 좋은 일이 생기는 건 아닌데도 말이다. 그런데 최초로 욕을 만든 사람은 누구였을까? 오늘은 욕의 기원부터 사회적 영향까지 한번 가볍게 정리해 봐야겠다.
'욕(辱)'은 한자로 '모욕하다', '수치를 주다'는 뜻을 지닌다.
인간의 뇌가 이성과 감성을 구분해서 갖게 된 후부터 욕이 시작됐다. 욕설은 주로 상대방에게 수치심을 주고 반대급부로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데 쓰인다.
한국어든 영어든 언어의 생성과정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욕설은 인간의 본능적 행위(배설, 성적 행위 등)나 사회적 금기(부정, 불경)와 관련된 단어에서 유래했다. 그런 의미에서 욕은 원초적 본능에서 발로됐다고 본다. 여기에 더해 종교는 욕설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다. 신성한 존재나 개념을 모독하는 발언은 강력한 금기로 여겨졌고, 이를 어기는 표현이 욕설로 자리 잡은 것이다. 영어의 "God damn"은 기독교적 배경에서 나온 신성 모독이다.
이러한 금기를 넘나들면서까지 인간이 욕을 하는 이유는 그 기능적 역할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이다. 사회가 혼란스럽고 일상이 무너지는 특정 시기의 사회에서 욕설과 같은 금기어들은 시간이 지나 일반적 표현이 되기도 한다. 욕설이 인간의 생존 본능과 연관된 언어적 무기로 발전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욕하는 사회가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욕이라도 해야 속이 풀리는 답답한 사회구조와 현실이라면 어쩔 수 없다. 그래... 오늘 아침 내 앞에서 시원하게 욕 한마디 내뱉은 그를 더 이상 혐오하지는 않아야겠다. 욕 한마디 남기고 가버린 그분에게도 오늘은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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