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유래

영화, 문학작품에 등장한 야생식물들

마늘김씨 2025. 2. 19. 15:19

 
해리포터의 마법지팡이,  딱총나무

나무 줄기 속이 독특하여 꺾으면 '딱'하고 총 소리가 나서 딱총나무라고 부른다. 줄기가 세로로 길게 쭉쭉 찢어지듯이 갈라지고 그속은 수수깡처럼 푹석하다. 열매가 장난감 권총에 사용하는 화약과 비슷하며 나무 속이 비어 있어 물총 장난감으로 만들어 쓰기도 했다.


한방에서는 뼈가 부러진 것을 아물게 하는데 좋다하여 '접골목' 이라고도 부른다. 한방재료로 무차별 채취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나 다행히 생명력이 강해 줄기를 잘라도 다음에 다시 새순이 올라온다.


서양에서는 예수를 못 박은 십자가를 이 나무로 만들었으며, 예수의 12제자 중 배신자로 낙인찍힌 가롯유다가 목매어 죽은 나무이기도 하다. 가지를 집안에 걸어두면 악마가 집안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주술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지팡이도 바로 이 딱총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4~5월에 노란빛 도는 작은 꽃들이 줄기 끝에 빽빽하게 모여 피고, 7~8월이 되면 길이 3.5~5mm의 동그란 적색 열매가 익는다. 

 

 


시월드의 아픔을 간직한,  꽃며느리밥풀꽃


옛날 딸 일곱을 둔 가난한 농부의 큰딸이 이웃 마을 부잣집에 시집을 가게 되었다. 동생들은 무엇보다도 먹을 것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좋겠다며 부러워 했다. 그러나 큰딸은 시집을 가자마자 시어머니에게 구박을 받기 시작했다.


어느 날, 며느리가 부엌에서 밥에 뜸이 잘 들었나 보기 위해 밥알 몇 개를 주걱으로 떠 맛을 보고 있었다. 이 광경을 몰래 지켜보던 시어머니는 문을 왈칵 열며 다짜고짜  "어른에게 올리지도 않고 네가 부엌에서 밥을 먼저 먹어?"  라면서 주걱을 빼앗아 사정없이 며느리를 때렸다.


그 일로 인해 쫓겨난 며느리는 출가외인이라 친정집을 갈 수도 없는 신세를 한탄하며 친정이 바라다 보이는 산 언덕에서 하염없이 울다 지쳐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


며칠 후 지나가는 길손이 시신을 발견해 이를 불쌍히 여겨 묻어주었는데, 이듬해 그자리에서 입에 밥알을 물고 있는 모습의 붉은 꽃이 피었고, 그 이야기가 소문을 타고 전해지면서 '며느리밥풀꽃'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유명한 만화가 이현세는 이 꽃에서 영감을 얻어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라는 제목의 만화를 출판하기도 했다.


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이 꽃을 만난다면 가까이 다가가 살짝 보듬어 줘야 겠다. 

 

 


하늘을 향해 피는 나리,  하늘말나리

나리꽃의 한 종류로 꽃잎이 하늘을 보고 활짝 피어있는 모습에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

같은 백합과에 땅을 보고 있는 나리꽃도 있는데 이 꽃의 이름은 땅나리다.

비슷하게 생긴 꽃이 많아서 이런 특징을 구분해 이름을 골라 지은듯하다. 

 

하늘말나리는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돼 있지만 옛날부터 사람들이 '비단나물' 로 부르며 산나물 용도로 남획을 해 지금은 보호가 필요한 수종이 됐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예부터 이 꽃을 풍요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래서 '나리꽃이 많이 피면 장맛비가 오지 않는다'는 속담도 생겼다. 또 동화작가 이금희는 '너도 하늘말나리야' 라는 작품에서 하늘을 향해 있는 하늘말나리꽃의 모습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닮았다고 표현한다. 아마도 가난했던 시절, 우리나라 곳곳에 피었던 나리꽃이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으리라.


꽃말은 '깨끗한 마음' 이며, 호랑나비가 특히 좋아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